티스토리 뷰

반응형

1. 회사 노트북이 수상한 동작을 보인지는 꽤 되었다. 그런데 주말에도 내내 집에서 노트북과 함께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되어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이미 레지스트리의 크기는 50메가 바이트에 육박하고  있었고, 부팅에 최장 7분, 시스템 종료에 평균 4~5분 가량이 걸리기 때문에 'mobility'라고 쓰여있는.. 노트북에 붙어있는 스티커가 무색할 정도였다. 외부에 회의라도 있는 날에는 회의가 끝나고 모든 사람이 떠나는 그 속에서도 묵묵히 노트북을 지키고 있어야 하는게 괴로웠고 더 이상 참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노트북을 밀어버릴 결심을 했다.

2. 포맷을 결심하면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이 자료 백업이다. 노트북에 주로 저장되어 있는 자료는 작업하던 문서와 이미지, 그리고 메일 같은 것들인데 메일은 아웃룩 익스프레스를 쓰면서 중간에 한 번 메일 함 전체를 D드라이브로 옮겨 둔 적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안되었고 기타 다른 많은 자료들도 다른 파티션으로 옮기는 것은 문제가 안되었다.다만 이렇게 '눈에 보이는' 자료들만 백업을 해 놓고 나면 나중에 꽤 곤란한 상황을 겪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운드, 랜카드, 비디오카드 등의 드라이버 같은 것들이 문제가 될 수 있겠다.

랜카드 드라이버가 없으면 아예 인터넷에 접속을 할 수가 없을 것이고, 비디오 카드 드라이버가 없으면 꽤 고생해서 찾을 때 까지는 갑갑한 640*480 화면에 갇혀 지내야 한다. 게다가 노트북 같은 경우에는 들어간 부속품이 뭔지도 잘 모르겠거니와 해당 장치 제조사 홈페이지에서는 구할 수 없는 경우도 드물게 있고, 노트북 제조사의 홈페이지에 개인정보를 갖다 바치며 가입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소니 중고 노트북을 구매했다면 좀 아찔한 경험일 것이다. 원래 주인이 벌써 등록해버린 상태일테니)

하지만 이런 문제를 간단히 해소하는 방법이 있으니 그것은 다름아닌 'Double Drive'라는 프로그램이다. 장치 드라이버들을 통째로 복사해서 백업해주는 녀석인데, 이 녀석은 심파일 자료실에서 내려 받을 수 있겠다.

그리고 이번에 놓친 것 중 하나가, 아웃룩 익스프레스 주소록을 따로 백업 받아두지 않았다는 문제인데, 이건 뭐 메일 써야할 때마다 하나씩 수동으로 추가해주거나 아니면 상대방이 보낸 메일에서 추출해서 한 개씩 한개씩 저장하면 되니까 큰 문제는 안될 거라고 본다.


3. 백업 까지 끝마쳤다면 다음은 먼저 다운 받아야 할 것들을 미리 다운 받아 놓는 것이다. 윈도시디를 다운받아두냐고? 아니다. 왠만하면 정품쓰자.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바이러스 백신이다. 혹 설치파일은 용량이 되게 작고 나머지 바이너리를 설치 중간에 다운로드 받아서 설치하는 것들이 있는데 그런 종류는 피하자. 개인적으로는 Avira Anti-Virus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filehippo.com 과 같은 사이트에서 간단히 내려받아주자.

또한 악성 코드를 막아줄 수 있는 우리의 친구 Spybot Search&Destory도 미리 받아두도록 해야한다.

굳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예전에 다른 글에서도 설명한 적이 있지만, 윈도 자체의 보안 취약성 때문이다. 물론 지금이야 SP3까지 나와있고 보안패치는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초창기 XP는 이제 랜선 연결이 두려운 지경이다. 설치 중간에 네트워크를 인식하게 되니, 설치가 완료되고 나면 (대략 10분 가량 걸리겠지?)  이미 바이러스에 걸린 시스템이 되어 시작메뉴가 열리지 않거나 내 컴퓨터 > C드라이브를 들어가는데 새 창이 뜨거나 하는 문제가 생긴다.

4. 이제 어지간한 준비가 끝났으니, 윈도 설치 시디를 넣고 컴퓨터를 재부팅한다. 요즘 PC야 별도 설정 없어도 그냥 시디부터 인식을 하는 것 같다. 역시나 회사 노트북도 시디로 부팅하려면 아무 키나 누르라고 한다. (물론 한글로 나오지는 않는다.) 이 때 멍하니 있지 말자, 부팅이 완료되면 원래 상태 그대로 설치가 된 줄 알고 깜짝 놀라는 경우도 있다.

5. 윈도 설치 시디로 부팅을 하게 된다면 이 때 랜선을 뽑아 놓도록 한다. 사실 4번 과정 쯤에서 뽑아야 하는데, 글 수정하기가 귀찮다. 아무튼 C 드라이브는 포맷을 하거나 파티션 자체를 날려버렸다가 새로 잡아 주고 윈도를 설치하면 된다.

6. 길고 지리한, 그리고 말도 안되는 소리만 늘어 놓고 앉아있는 윈도 설치 과정에서 중간 중간 보이는 XP의 특장점은 그리 신뢰하지 말자.

7.시스템의 사양에 따라 차이는 나지만 30~40분 가량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윈도 설치는 일단 마무리 된다. 재부팅이 완료되었다면 필요한 하드웨어 드라이버를 설치한다. 통상 랜카드나 사운드 관련한 드라이버는 거의 대부분이 윈도 설치 시디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 장치관리자에서 드라이버 업데이트를 할 때 드라이버 위치를 수동으로 지정하여 아까 백업해둔 폴더를 잘 골라 선택하면 실행 파일 형태로 되어 있어서 쓸데 없는 부가 프로그램의 등록 없이 (그리고 많은 경우에 이런 프로그램들은 자신을 떡하니 시작프로그램에 등록해버리는 만행을 저지르므로) 설치가 가능하다. 드라이버 설치를 통해 몇 차례 재부팅을 완료한 다음은 안티 바이러스 프로그램을 설치한다.

8. 설치된 안티 바이러스는 항상 최신의 버전이 아닐 수 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실시한다. 업데이트를 실시하는 시점에 네트웍 연결을 해 준다. 그리고 업데이트가 진행되는 동안 위에서 언급한 Spybot S&D를 설치한다. 이 녀석은 설치 과정에서 저장소에 저장된 파일들을 내려 받는다. 그래서 안티 바이러스를 먼저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9. 이제 해야할 일은 윈도 서비스들을 정리하는 작업이다. 통상 service.msc를 통해 서비스 관리 스냅인으로부터 일일이 작업을 하는 게 너무 귀찮아서 파이썬으로 노가다를 조금 줄여줄 요량으로 만든 프로그램이 있다. 사실은 명령 프롬프트에서 sc config라는 명령을 통해 서비스의 시작 설정을 바꿀 수 있는데, 이 프로그램은 그런 작업을 일괄적으로 처리해준다. 서비스를 모두 검색하여 목록을 만든 다음, 이 목록을 config.ini 파일로 기록한다. 그럼 생성된 파일을 편집하여 시작 모드 값을 넣어주면 된다. 해당 프로그램은 워드 프레스 블로그에 소개했으니 아래 링크를 따라 가 보자.
링크 : My Name Is sooop

10. 이제 윈도 업데이트에 접속하여 보안 업데이트 등등을 설치한다. 왠만하면 IE는 7.0 이상으로 교체할 것. 물론, 쓰지는 않지만 IE의 버전업은 윈도 탐색기의 보안 관련 동작에 영향을 미치는 듯 하다.

11. 그리고 나머지 필요한 프로그램들을 설치한다. 어차피 주로 사용하는 작은 유틸리티들은 대부분이 무설치 버전이기는 하다. 주로 설치해서 사용하는 프로그램들은 아래와 같다.
  • Microsoft Office 2003
  • Java Runtime Environment 1.4.2
  • Unlocker
  • Python
  • Mozilla Firefox
  • Google Chrome
  • 메신저 (MSN, NateON)
  • foobar 2000
  • CCleaner

12. 왠만한 프로그램들에 대한 설치가 끝나면 NTREGOPT를 검색하여 다운로드 받는다. 레지스트리 파일에 대한 조각모음을 해주는 유틸리티인데, 일년에 한 두번 CCleaner로 쓸데 없는 레지스트리 항목들을 지워버린 다음 실행해주면 레지스트리 크기를 줄일 수 있다. 참고로 레지스트리 파일도 메일함 파일과 마찬가지로 내부에 항목을 지운다고 하더라도 파일 크기가 줄어들지 않는다. (아마 데이터 베이스 파일이라 사용하는 만큼 미리 공간을 잡아 두고 액세스 시간 손실을 줄이고자 그런 듯 하다.)


이렇게 노트북 포맷 + 재설치 작업을 마쳤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글을 작성한 시점은 꽤 오래전인데, 지금 그 노트북은 가방속에서 커피가 터지는 바람에 커피를 마시고 AS센터로 실려간 이후 다른 직원이 사용하고 있다. 대신 나는 아무도 사용하지 않던 IBM 노트북을 하나 받아서 똑같이 위와 같은 작업을 반복한 다음,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 노트북 (IBM T43)이 너무 무겁다는 것.

30대에 들어서면서 나이가 나이임을 실감하는데, 이녀석을 들고 온 종일 돌아다니고 나면 허리가 부서지는 것 같다. 난... 난 아직 여자가 없는데 말이다.

반응형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