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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지식

IE8 이틀 사용기

2009. 3. 9.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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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8의 RC1이 이미 릴리즈 되었고, 아마 빠르면 올 상반기 내로 정식으로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물론 숩도 IE로 웹서핑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그래도 새로 출시되는 브라우저 들은 거의 다 족족 설치해보는 습성이 있어서 냉큼 받아서 설치해보았더랬다.
IE8 RC1에 대한 대략적인 감상은 wireframe에서 이미 한 번 포스팅한 적이 있고, 이번 주말 이틀 동안에는 단지 '하나포스 무료 영화'를 보고 있었다는 이유로 IE8로 웹 서핑을 조금 해 보았고, 또 이를 통해 그간 IE8에 대해 막연히 가지고 있던 생각들 (이는 주로 어떤 '보도자료'나 역시 이를 확대 재생산하는 블로그들에 의한 선입견인듯)에 대해 보다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IE7을 돌이켜보기
우선 IE6를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며 IE7으로 업그레이드 하기를 강력하게 권장하는 바이다. 하지만 역시 웹 브라우저로는 다른 것들, 이른바 '모던 브라우저'를 설치해서 사용하기를 권한다. IE6 발표 후 근 10년 만에 발표된 IE7은 '업데이트'를 통한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버전업보다는 신규로 구매한 PC에 설치되어 있는 윈도VISTA 덕분에 그 점유율이 무시못할 수준으로 올라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물론 보안 측면에서는 IE6보다는 좀 더 강화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IE7은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브라우저이다. IE6보다는 CSS를 표준에 가깝게 처리할 수 있어서 표준을 잘 지켜서 코딩한 웹 페이지라면 파이어폭스와 같은 모던 브라우저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사실 표준을 아주 잘 지키고, 그리 복잡하지 않다면 IE6에서도 크게 차이나지는 않는다. 다만 '완전히 똑같이보이지 않으면 안되도록 디자인'하는데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 부분들은 '개선 되었다'라는 느낌이 들지만, IE7 정식 출시 이후,별다른 공백기를 가지지 않고 곧바로 IE8의 베타버전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갔고, 실제로 1년도 안되어서 IE8의 후보판이 출시되는 것을 보아서는 윈도 비스타와 마찬가지로 IE7도 '새 브라우저'의 UI에 대한 사용자 교육을 위한 베타버전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IE8은 정말 웹을 바꿀 수 있을까?
IE8은 이미 ACID2 테스트를 100%로 통과한 경력이 있다. 실제로 IE8의 베타버전이나 후보판을 사용중인 사람이라면 실제로 올바르게 표현되는 ACID2 테스트 페이지를 보고 깜짝 놀랠 수도 있을 것 같다. IE6로는 해당 페이지에 안들어 가보길 권한다. 문제는 이렇게 하위 호환성을 포기하고 새로운 렌더링 엔진을 적용하는 것이다. 국내의 많은 사이트들 그리고 해외에서도 적지 않은 유명 사이트들이 IE8의 '웹 표준 엔진'으로 렌더링 되었을 때 문제가 많이 생긴다. 뭐 사실 그것은 사이트들을 대충 때워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굳이 그것을 IE8의 문제인 마냥 깎아 내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리고 IE가 아닌 다른 모던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IE의 새 버전이 국내 웹 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 결국은 시간 문제일 것을 알기에, 그렇게만 되면 다른 브라우저들을 사용해도 activeX만 제외하면 거의 완전하게 웹 사이트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환경이 바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파이어폭스 개발팀에서도 '우리가 일구어낸 최고의 성과는 IE8'이라는 코멘트를 한 것이 아닐까.

문제는 IE가 예전 웹 사이트들 개발자들을 위해 마련해 놓은 '호환성 모드'에 있다. 호환성 모드는 말 그대로 IE 새 버전에서 깨져 나오는 사이트에 대해서는 예전 IE7 버전의 렌더링 엔진을 적용하여 웹 페이지의 수정 없이 예전에 잘 되던 사이트들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것이 그 동안 잘 안써봐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티스토리 등의 특정 사이트들에서는 자동으로 호환성 모드로 변환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느낌상 이것이 또 완전하게 IE7의 렌더링 상태와 동일해 보이지는 않는다. 그것도 '약간 어긋나 보인다'는 느낌이 아니라 그냥 깨져 보인다.

일례로, Gmail의 경우에는 IE7에서도 '느린 것'만 감수하면 그럭 저럭 사용이 가능했다. 그런데 '웹표준 모드'에서는 (구글은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웹 코딩 면에서는 그리 바람직한 코딩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메일 본문이 왕창 깨져서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호환성 모드로 돌렸을 때의 Gmail은 여전히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않는 문제를 보이며,  때때로 탭이 죽어버렸다가 재시작을 할 때도 있다.

어쨌거나 IE8의 '호환성 모드'가 자동적으로 적용된다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그리고 웹 페이지의 메타 태그에 의해서 IE8은 호환성모드로 해당 페이지를 렌더링 할 수 있다) 결국 이런식이라면 IE9,10,11이 계속 나와도 웹은, 특히나 대한민국의 웹은 바뀌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다.

IE8은 과연 '개선' 되기는 한 걸까?

현재 후보판인 점을 고려하여 안정성은 둘째치더라도, IE8의 성능은 MS가 자신하는 만큼 그리 향상되지 못한 것 같다. 탭을 새로 열어 페이지를 이동할 때의 딜레이도 여전하며, 새 탭을 열고 즐겨찾기 클릭, 새탭 열고 즐겨찾기 클릭을 반복하면 그 명령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지, 처음 탭의 내용만 바뀌고 새 탭들은 모두 빈탭으로 남아있는 버벅거림. 한 탭의 페이지가 렌더링 중인 상태에서는 다른 탭으로 전환이 안되어서 결국 사용상에 딜레이가 발생하는 문제도 문제지만, 너무나 느린 렌더링 속도와 전혀 향상된 것이 없어 보이는 자바 스크립트 처리 능력도 문제다. 결국 IE7,8은 '탭 브라우징'을 지원하는 것 말고는 예전 웹마 같은 IE 기반 서드 파티 브라우저들보다 나아진게 없어 보인다는 말이다.

이쯤되면 IE가 어떻게 ACID를 통과했는지도 의문이 든다. 혹자는 ACID 테스트를 완전히 통과하지 못하는 파이어폭스가 이제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럼 최소한 IE8은 오페라와는 동일한 렌더링 결과를 보여주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웹표준과 IE8

글의 앞부분에서도 살짝 언급했지만, 웹 표준을 지키는 것, 아니 지켜야 하는 것은 '브라우저'가 아니라 '웹 사이트'이다. 하지만 많은 웹사이트들이 IE에만 '맞춰져'있다보니 웹 표준이 설자리가 없어진 것이 그 문제이고. 그리고 파이어폭스의 등장이후로 '웹표준'이라는 이슈가 그 덩치가 커지고는 있는 듯 하고, 이러한 양상은 비단 국내의 문제가 아닌 관계로 MS도 관심을 보이고 IE의 차기 버전들도 속속들이 나오고 있는 것은 그래도 웹 환경이 보다 나아지는 과정이라 생각하면 가슴 벅찬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어째 요즘의 경향은 '웹표준' = '테이블로 레이아웃을 잡지 않는 것' 으로 각인 되는 것 같아서 마음이 많이 아프다. 기껏 DIV 를 사용하여 레이아웃을 잡으면 뭘하나 메뉴가 full flash로 만들어 진 사이트가 한 두 군데가 아닌다. 그러면서 파이어폭스에서까지 잘 보이는 우리 사이트 킹왕짱이라는 정신 나간 서비스들도 몇 몇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찌되었건간에 IE8이 대세를 장식하는 때가 오면 또 많은 사이트들은 여전히 IE6에 '최적화' 되어 있다고 우기기면서 '호환성 모드로 실행하는 법' 강좌를 자기네들의 사이트에 그리고 네이버 지식인에 뿌려대기에 혈안이 되는 촌극이 벌어지지는 않을까 내심 걱정이 된다.

하기사 사실 많은 웹 사이트들이 '사용자'를 생각하기 보다는 '경영진에 마음에 드는 온라인브로셔' 수준을 넘지 못할 것이 보다 더 자명해 보이니, 여전히 IT 대한민국의 미래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어두워만 보이니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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